PS3의 마지막 대작이 될 지도 모르는 THE LAST OF US.
기생포자(동충하초)로 사람들이 좀비화하면서 미국 일대가 대혼란을 겪게 되고 그 와중에 딸을 잃은 남자가 20년 뒤 좀비화 내성을 가진 14세의 소녀와 함께 인류의 구원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고분분투하는 이야기.
거의 PS3의 모든 능력을 탈탈 털어서 만든 환상적인 그래픽은 두말할 필요가 없고, 정말 살아야 겠다는 생존 본능을 일으키는 조작인터페이스까지, 게다가 렌더링된 디지털 캐릭터의 감정표현이 그 어떤 연기자보다 나은 듯 합니다.
하루에 한두시간씩만 끊어 하면서 중후반에 이른 지금 남자 주인공의 마음이 빙의된 듯 소녀에게 부성애가 느껴지네요. 어제는 소녀를 다른 사람(근처 지리를 잘 아는 동생)에게 인계하려고 하니 "나와 함께하고 내가 좋아했던 모든 사람들은 없어지거나 죽어버렸는데 아저씨는 그렇지 않단 말이에요." 하면서 울먹거리는데 저도 울컥했습니다.
좀비라는 뻔한 소재를 가지고 이런 "작품"을 만들어내는 너티 독이라는 회사가 정말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저녁에 만날 수 있는 처참한 현실이 기다려지는군요.